NOTICE 

맞팔율을 계산하는 사이트가 유행이다. 난 웬만하면 맞팔은 하는 편이지만 ‘막팔’을 하진 않는다. 팔로잉을 위해 몇 가지 특정 카테고리를 정한다. 예컨대 아스날, 흑인음악, 영화 따위의 관심사를 정해놓고 돌아다니며 팔로잉한다. 그리고 그들이 팔로잉하는 사람이나 맨션을 주고받는 사람들을 눌러보고 취향이 일치한다 싶으면 팔로잉하곤 한다. 마치 피라미드처럼 건너건너 돌아다닌다. 그게 막팔을 하는 것보다 훨씬 내게 유익하다.

맞팔에도 몇 가지 원칙을 둔다. 하나, 스패머를 맞팔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둘, 짧고 사적인 맨션이 많은 사람은 곤란하다. 타임라인이 북적거리는 것은 환영하나 그게 그 사람의 사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것은 사양하고 싶다. 셋, 내가 관심도 없는데 노골적인 마케팅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트위터. 사람 냄새가 나느냐 안 나느냐의 차이다. 관심도 없는데 사람 냄새까지 안 나는 마케팅은 들어줄 가치가 없다. 넷, 프로필 사진은 여전히 기본 새대가리고 소개란도 텅텅 비워둔 사람을 뭘 믿고 팔로잉하나. 난 심미안이 없어서 그 사람이 도적놈인지 선비인지 알 길이 없다. 다섯, 위 네 가지 기준을 기반으로 타임라인을 대충 훑어본다. 허울 좋고 실속 없는 사람과 어울리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가지 기준에 예외적으로 한 가지가 더 있는데 너무 비대칭을 이루는 분들. 간단히 말해서 팔로잉은 많은데 그에 비해 너무 팔로워가 없는 분들. 좀 찝찝하다. 그런 분들은 시일을 두고 타임라인을 살펴보며 팔로잉한다. 주로 초보 트위터러고 빠르게 적응하고 싶어서 막팔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노골적인 선교나 광고 트위터도 간혹 있다. 그런 무리를 배제하기 위함이니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맘 상해하지 마시길.

다섯 가지 기준인데 괜히 말이 길어서 그렇지 사실 별거 아니다. 저런 잣대를 들이밀어도 맞팔율이 90.1%이지 않은가. 열에 하나 빼고 웬만하면 맞팔한다는 것. 솔직히 팔로어가 1000명이 넘어가는데 맞팔율이 100%라는 건 스패머들이나 이상한 종자들도 맞팔을 해준다는 얘기가 되는데 난 삐딱한 놈이라 그분들의 포용력까지 따라가긴 어렵다.

팔로, 맞팔로는 취향의 문제다. ‘구독’의 개념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뽑아내고 싶다면 차분히 한명 한명 팔로잉 할 테고, 정보 습득보다는 불특정 다수의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채팅’처럼 사용하고 싶다면 팔로잉 수를 늘리기 위해 돌아다닐 것이다. 조용히 앉아서 구독하고 싶은 사람과 시장바닥에서 놀고 싶은 사람은 분명히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진다. 

간혹 ‘맞팔은 예의’ 라는 말도 들린다. 맞팔을 안 해주거나 언팔을 했다한들 기분이 상할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의 지저귐이 내게도 큰 의미가 없다면 언팔을 하면 되고 듣고 싶다면 내버려두고. 그래도 정 거슬리면 리스트로 관리하면 되고. 트위터처럼 맺고 끊음이 자유로운 서비스가 어디 있나. 요즘 남용되는 말처럼 ‘쿨하게’ 쓰면 될 일을 예의 운운하며 강요할 필요는 없다. 트위터 창립자 왈, 트위터는 LOTLOT (Little bit of this, Little bit of that) 라고. 블로그, 페이스북, 이메일 등의 서비스에서 곁가지는 쳐내고 교집합만 남겨놓았다. 한마디로 취향에 따라 사용할 수 있고 정도란 없다는 말씀.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사용자에게 달려 있다.

예전에 도사님(@dosanim)이라는 분이 '[도사어록] 팔로우엔 맞팔로우, 언팔로우엔 맞언팔로우, 블럭엔 맞블럭. 이것이 트위터의 기본이다.'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앞에 어록이라는 거창한 말까지 붙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트위터를 이해하고 계신 분이 30만원씩 받으면서 유료 강의를 하시겠다니. 난 그분이 주로 하는 아이디를 쭉 나열하는 식의 ‘팔로잉 파티’ 라든가 ‘초보 탈출’ 같은 것이 영 내키질 않는다. 어느 정도의 카테고리의 분류도 없이 팔로잉하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막팔이 취향이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사람들을 비판할 이유는 없다.

다만 취향을 무시하고 맞팔을 기본이라고 표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개인이 선택할 문제에 ‘기본’을 운운하는 것은 다른 것을 틀리다고 규정하는 꼴이 되니까. 애초의 그건 트위터의 개념이 아니다. ‘일촌’ 문화에 익숙하면 싸이로 가야지 왜 트윗질일까? 굳이 구분 짓자면 트위터는 싸이의 일촌 문화가 아니라 RSS 개념에 더 가깝다. 선관위가 트위터를 규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메일과 마찬가지라는 논리로 규제한다면 트위터는 고사하고 RSS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했다는 걸 공표하는 꼴이다. 취사선택에 있어서 트위터는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도 자유롭다.

선택과 취향의 문제를 예의나 기본이라는 말로 얽매려 하니 이해가 될 리 없다. 그런 말을 운운하면서 강요하지 말고 각자 맘 가는 데로 가자. 그게 그렇게 어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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